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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人)]스토리] “자기가 처한 환경에서 남을 돕는 사회 원해요”
자립 준비 청년에 주거·식사 서비스·인턴 기회 등 제공
베트남 구순구개열 수술비 지원·동남아 우물 파기 사업 지원

▲ 소효근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초경쟁 시대에 접어들면서 대한민국이 개인주의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한국 사회를 지탱하던 공동체의 의미가 퇴색되고 이기주의가 강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나 하나 먹고살기도 힘든데 주변까지 챙길 여유가 있느냐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도는 시대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시간과 돈을 내놓는 봉사와 선행은 여전히 큰 가치를 가진다. 이에 스카이데일리가 현재 대한민국 사회에서 봉사의 가치를 실천하는 단체와 접촉해 선행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판교에 위치한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의 사무실에서 소효근 총재를 만났다. 갑작스러운 요청에도 흔쾌히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인 소 총재의 목소리에서 자신감과 열정이 묻어났다.
각지 각계 회원 모여 지속 가능한 변화 추구
국제로타리는 1905년 미국 시카고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폴 해리스 창립자가 최초의 로타리클럽인 시카고 로타리클럽을 결성한 후 120년 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봉사 단체다. 이후 국제로타리는 200여 개 국가의 130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세계 최대 민간 자선단체로 발전했다.
국제로타리의 대표 성과로는 소아마비 백신 지원이 있다. 1979년 필리핀 아동 600만 명에게 백신을 투여한 것을 시작으로 소아마비 근절에 힘쓴 결과 1988년 125개국이었던 소아마비 발병국을 오늘날 2개국으로 줄이는 성과를 냈다.
국제로타리는 소아마비 박멸 사업 완결이 가까워지는 2010년대 중반 지속력 있는 변화를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구체적으로는 △오랫동안 지속되는 변화 △구체적인 성과가 있는 변화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변화 △창조적인 변화 등을 제시했다.
국제로타리는 한국에도 19개 지구를 가지고 있으며 6만5000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 중 국제로타리 3650지구는 1961년 설립된 한국로타리의 첫 지구로 서울 강북 지역을 관할하며 2400명의 회원이 봉사 활동에 매진 중이다.
“로타리에 참여하는 분들은 주로 그 지역사회와 세계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열정적인 리더들이에요. 다양한 배경과 전문성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돼 있어요.”
국제로타리 3650지구는 매년 220여 개의 봉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제로타리재단이 1300만달러 이상을 기부해 국제 교류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까지 총 300여 명에게 해외 유학 기회를 제공하고 한국로타리 장학 문화 재단에 100억 원을 기부해 해마다 120명의 국내외 학생들에게 장학혜택을 주고 있다.
소 총재에게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다.
“예를 들어 올해 총재가 소아마비 근절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는데 다음 총재가 독거노인 봉사에 중점을 두겠다고 하면 중점 사업이 매년 바뀌게 되잖아요. 이런 일을 막기 위해 차차차기 총재까지 미리 선출하고 사업에 참여해요. 현재 총재가 하는 일을 3명의 차기 총재가 공유하고 좋은 것은 그대로 이어 가면서 지속 가능한 활동을 하는 거죠.”
소 총재는 이번 회기의 주요 과업으로 자립 준비 청년 지원 사업을 선정했다. 지구 내 임원들과 토의한 결과 보육원에서 나온 자립 청년 지원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을 고려해 중점 사업으로 선정했다.

▲ 식사 제공 서비스 중인 국제로타리 3650지구 회원들. 국제로타리 3650지구 제공
현재 국제로타리 3650지구는 자립 준비 청년 170명이 소속된 기관을 대상으로 주거 시설 지원 사업과 24시간 식사 제공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보육원에서 자란 아이들이 18세 이상이 되면 독립해야 하는데 그동안 보육원에서 보살핌을 받다가 갑자기 집도 필요하고 직업도 필요해지는 거예요. 먼저 국가에서 자립 준비 청년에게 200만 원에 전세 주택을 지원하는데 이 비용을 지원하고요. 자립 준비 청년들이 밥을 굶으면 안 되니까 밥이랑 반찬을 지원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공공기관과 협조해 자립 준비 청년에게 인턴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어요.”
국제로타리 3650지구는 자립 청년 지원 외에도 충북 음성 지역 도서벽지 전립선 무료 검진 및 진료사업을 하고 있다.
“서울 지역 한부모 가정 지원 사업과 서울 지역 취약계층 주민을 위한 의료지원 사업도 하고 있어요. 또 총재 국제로타리 재단 기부 30만 달러 기부약정식을 개최했고 제가 먼저 연간 2억 원 이상 기부를 통해 로타리안들의 기부 문화 발전을 위한 붐 조성에 앞장서고 있어요.”
“자신보다 못한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 생기길”
소 총재에게 국제로타리와 같은 봉사 단체들이 사회에서 담당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물었다. 소 총재는 현실적으로 국가가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봉사 단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가가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어도 그 뒷면에는 보이지 않는 문제들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 자립 준비 청년이 보육원을 나오면 1000만 원을 지원해 줘요. 그런데 지원받은 1000만 원을 앞서 보육원을 나온 선배들이 갈취하거나 잘 모르는 채 써 버리는 경우가 있어요. 이걸 국가가 한 명 한 명 다 따라다니면서 챙겨 줄 수는 없잖아요. 국가의 잘못은 아니지만 문제가 있으니 저희가 힘을 쓰는 거죠.”
국제로타리 3650 지부는 해외 지부와의 연계를 통한 봉사도 이어 나가고 있다. 현재 전 세계가 같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없지만 일본·대만 지구와 연계해 캄보디아에 병원을 건립하고 베트남 구순구개열 무료 수술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더해 보건 및 기아 완화와 문해력 향상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노력과 지원을 펼치고 있다.

▲ 베트남 어린이 구순구개열 무료 수술사업 관련 사진. 국제로타리 3650지구 제공
또한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우물 파기 사업도 하고 있다. 소 총재는 우물 파기 사업에 참여한 것이 아주 인상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우물 파는 비용을 지원해 주기도 하고 회원들이 직접 현장에 나가서 현지 주민들과 함께 우물을 파기도 해요. 회원들이 낸 기부금이 우리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돕고 있다는 걸 직접 보는 거잖아요. 깨끗한 물이 솟아 나오면 이게 기적이고 요술인가 싶죠. 요술을 한번 보면 다시 한번 보고 싶고요. 그런 부분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소 총재는 국제로타리 홍보에도 힘쓰고 있다. 국제로타리는 엄격한 절차를 통해 구성원을 모집했다. 소 총재가 가입할 당시에는 추천인 보증과 함께 주마다 열리는 모임(주회)에 3회 참석하고 클럽 전 회원의 동의를 받아야 가입할 수 있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주회에 3번 참석하면 가입할 수 있도록 기준을 낮춰 조금 더 열린 형태로 변화 중이다.
“국제로타리가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단체지만 여전히 대중적인 인식이 부족한 면이 있어요. 원래 회원들 간의 친목과 협력을 중시하는 단체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거든요. 현대적인 사회에서는 구식으로 여겨질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요즘에는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으로 국제로타리 활동을 알리고 있어요. 더 많은 사람들이 로타리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단체의 목적과 가치를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유튜브 채널이나 인스타그램·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통해 로타리 활동을 알리고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국제로타리는 현재 △기본 교육과 문해력 △모자 보건 △질병 예방 및 치료 △평화 구축 및 분쟁 예방 △환경 △지역사회 경제 발전 △깨끗한 물 공급 및 위생 개선 등 7대 초점 분야를 정하고 봉사를 집중하고 있다. 소 총재는 국제로타리 3650지구의 영역 확장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봉사활동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높이는 것도 생각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인공지능(AI)으로 자원봉사자 활동을 관리하고 빅데이터로 지역사회 요구를 파악해 맞춤형 봉사활동을 기획할 수 있을 거예요.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니 나무 심기나 재활용 캠페인 등을 추진할 수 있고요. 인권침해와 차별 문제도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니까 인권보호 활동도 생각하고 있어요. 코로나19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전염병도 전 세계적으로 위협이 크니까 글로벌 보건 활동도 관심 분야 중 하나예요.”
마지막으로 소 총재에게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소 총재는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유토피아를 만드는 건 불가능하더라도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남을 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자기보다 형편이 좋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 살펴보고 도와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졌으면 좋겠어요. 여기에 더해서 사회적 혜택을 덜 받는 사람들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더 많아졌으면 해요. 스스로 자기가 처한 환경에서 한 사람만 돌아보고 한 가지씩만 도와줘도 우리 사회의 힘든부분이 덜어지지 않을까요.”
양준규 기자jgy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5-01-02
스카이데일리
출처 : https://www.skyedaily.com/news/news_view.html?ID=258443